년 2월 AI 및 로봇 연구 동향
1. 서론
2021년 초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공학 분야에서 하나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기록된다. 이 시기는 두 가지 거시적 동인에 의해 정의되는데, 첫째는 전 세계를 강타한 COVID-19 팬데믹이 디지털 전환의 강력한 촉매제로 작용한 것이고, 둘째는 Transformer 아키텍처를 필두로 한 기초 AI 모델의 기술적 성숙이다. 팬데믹은 산업계로 하여금 운영의 회복탄력성을 확보하고 붕괴된 공급망을 관리하며 비대면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 전례 없는 속도로 자동화와 AI를 도입하도록 강제했다.1 이는 특히 서비스 로봇과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다. 동시에, 2021년 초에 이르러 대규모 AI 모델은 순수 연구 단계를 넘어 거의 모든 하위 분야에서 실질적인 응용 단계로 진입하며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는 ’모든 것의 생성(Generative Everything)’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촉발하고, 로봇 시스템에 고도의 지능을 부여하는 기반이 되었다.4
본 보고서는 2021년 2월을 중심으로 AI와 로봇 공학 분야의 주요 연구 발표 및 기술 동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보고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제1부에서는 AI 연구 및 글로벌 정책 동향을 다루며, 특히 해당 월에 개최된 제35회 인공지능학회(AAAI-21)의 주요 발표를 중심으로 학문적 성과를 분석한다. 제2부에서는 로봇 공학의 기술 발전과 산업 동향을 탐구하며, 국제로봇연맹(IFR)이 발표한 2021년의 핵심 트렌드를 중심으로 실제 응용 사례를 조명한다. 본 보고서의 핵심 논지는 2021년 2월이 데이터 중심 AI의 발전이 더 지능적이고 자율적이며 유능한 로봇 시스템의 구현으로 직접 이어지는 심오한 **‘융합(Convergence)’**의 시기였음을 입증하는 데 있다.
2. 인공지능(AI) 연구 동향
2.1 2021년 글로벌 AI 지형: 정책, 투자, 경쟁
2021년 초 AI 분야는 기술적 성과뿐만 아니라 국가 간 경쟁, 정책 수립, 그리고 민간 투자의 역학 관계 속에서 그 지형이 뚜렷하게 형성되고 있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은 연구 성과의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심화되었으며, 각국 정부는 AI를 국가 핵심 전략으로 인식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미-중 AI 연구 넥서스
스탠퍼드 대학의 ‘AI Index 2021’ 보고서에 따르면, AI 연구 출판물과 인용 수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었다.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전체 AI 저널 출판물 수에서 미국을 추월했으며, 2020년에는 저널 인용 수에서도 미국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더 즉각적인 영향력과 최신 연구 동향을 반영하는 컨퍼런스 논문 분야에서는 미국이 중국에 비해 지속적으로 그리고 상당한 격차로 우위를 점하고 있었으며, 이들 논문은 더 많이 인용되는 경향을 보였다.4 이는 최첨단 연구의 질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시사하며, 글로벌 AI 리더십이 단순히 양적 지표만으로 평가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 생태계의 차이는 각국의 AI 개발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연구는 기업 소속 연구가 전체 출판물의 19.2%를 차지하며 산업계가 혁신을 주도하는 반면, 중국과 유럽연합(EU)은 정부 소속 연구가 각각 15.6%와 17.2%로 더 큰 비중을 차지하여 국가 주도형 R&D의 특징을 보였다.5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향후 AI 기술의 상용화 경로와 지정학적 영향력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 AI 전략 및 거버넌스
2021년에 이르러 각국의 AI 전략은 단순한 선언적 발표를 넘어 구체적인 이행 및 거버넌스 구축 단계로 전환되었다. 주요 국가들은 저마다의 강점과 목표에 맞춰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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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국 AI 이니셔티브(American AI Initiative)’를 통해 연방 정부의 AI R&D 투자 확대, 연방 자원에 대한 장벽 완화, 그리고 안전한 AI 개발 및 테스트를 위한 기술 표준 확보를 우선 과제로 삼았다.6 특히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은 범정부 차원의 AI 연구 및 정책을 조율하기 위한 ’국가 AI 이니셔티브’를 법제화하여 보다 체계적인 연방 차원의 접근을 공식화했다.6 제116대 미국 의회는 이전 의회보다 AI에 대한 언급을 3배 이상 늘리며, AI를 국가적 최우선 순위로 격상시켰음을 명확히 했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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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한국의 국가 전략은 기업의 AI 활용 촉진, 규제 합리화를 통한 AI 개발 친화적 환경 조성, 그리고 기존의 산업 강점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지배력을 활용하여 2030년까지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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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정책 동향: 국제적으로도 AI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었다. 유네스코(UNESCO)는 사회적 점수제와 대규모 감시를 금지하는 AI 윤리 권고안을 마련했으며, EU는 포괄적인 위험 기반 프레임워크를 도입했다. G7 정상들은 AI 편향성에 대응하기 위해 알고리즘 투명성을 지지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규제되고 인간 중심적인 AI를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7
민간 AI 투자 동향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민간 부문의 AI 투자는 위축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특정 분야에서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4 이는 팬데믹이 AI 투자를 단순히 가속한 것을 넘어, 자본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편했음을 시사한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신약, 암, 분자, 신약 개발’ 분야에서 나타났다. 이 분야의 민간 AI 투자는 2020년에 138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2019년 대비 4.5배나 급증했다.5 이는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 위기가 AI R&D의 우선순위를 재설정하고, 가장 시급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자본과 인재를 신속하게 동원하는 강력한 집중 메커니즘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이러한 선례는 향후 기후 변화나 식량 안보와 같은 미래의 위기에 대응하는 데 AI가 핵심 도구로 인식되고, 관련 정부 및 민간 투자가 집중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2.2 제35회 AAAI 컨퍼런스(AAAI-21) 주요 발표
2021년 2월 2일부터 9일까지 가상으로 개최된 제35회 AAAI 컨퍼런스(AAAI-21)는 당대 AI 연구의 최전선을 조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학술 행사였다.8 총 9,034편이라는 기록적인 논문이 제출되어 21%의 채택률을 기록한 이 컨퍼런스는 그해 가장 의미 있는 연구 성과들이 발표되는 장이었다.9 특히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된 연구들은 AI 분야의 핵심적인 난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최우수 논문 분석: “Informer“와 Transformer의 효율성
최우수 논문상(Outstanding Paper Award)을 수상한 *‘Informer: Beyond Efficient Transformer for Long Sequence Time-Series Forecasting’*은 장기 시계열 예측 문제에서 기존 Transformer 모델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했다.9 표준 Transformer 모델은 입력 시퀀스의 길이(
L)에 대해 시간 및 메모리 복잡도가 $O(L^2)$로 증가하여, 전력 소비량 예측과 같은 장기 예측 작업에는 계산 비용이 과도하게 높아 적용하기 어려웠다.
’Informer’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 핵심적인 혁신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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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bSparse Self-attention: 모든 쿼리(query)가 모든 키(key)에 어텐션을 수행하는 대신, 각 키가 가장 지배적인(dominant)
$\log L$개의 쿼리에만 어텐션을 수행하도록 제한하여 복잡도를$O(L \log L)$로 낮췄다. 이는 어텐션 확률 분포가 대부분의 경우 희소(sparse)하며, 소수의 쿼리-키 쌍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통찰에 기반한다. -
Self-attention Distilling: 인코더의 각 레이어에서 입력 시퀀스의 길이를 절반으로 줄여나가는 기법으로, 계층적으로 특징 맵을 집중시켜 극도로 긴 입력 시퀀스를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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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tive Style Decoder: 기존의 단계별(step-by-step) 디코딩 방식과 달리, 한 번의 순전파 연산으로 전체 출력 시퀀스를 생성하여 추론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Informer’의 수상은 AI 연구 커뮤니티의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히 모델의 크기를 키워 성능을 높이는 ’더 크게가 더 좋다(bigger is better)’는 접근 방식을 넘어, 계산 및 샘플의 효율성이 새로운 연구의 격전지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대규모 모델을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 배포하고, 무한한 컴퓨팅 예산 없이 방대한 데이터셋으로 학습시켜야 하는 현실적인 필요성에 의해 추동된 흐름이다.
최우수 논문 분석: 다중 에이전트 학습과 재앙 이론
또 다른 최우수 논문인 *‘Exploration-Exploitation in Multi-Agent Learning: Catastrophe Theory Meets Game Theory’*는 다중 에이전트 학습(MAL)이라는 고전적인 AI 문제에 복잡계 과학의 이론을 접목하여 새로운 분석의 틀을 제공했다.10 MAL에서 ’탐험-활용(exploration-exploitation)’의 균형은 시스템 전체의 성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그 효과는 명확히 이해되지 못했다.
이 논문은 MAL을 수학의 한 분야인 **재앙 이론(catastrophe theory)**과 연결했다. 재앙 이론은 시스템의 파라미터가 연속적으로 미세하게 변할 때, 시스템의 상태가 어떻게 갑작스럽고 비연속적으로 변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연구진은 탐험의 정도를 조절하는 하이퍼파라미터가 변화함에 따라, 시스템의 균형점(예: 양자 반응 균형, Quantal-Response Equilibria)의 수와 안정성이 급격하게 변하는 상전이(phase transition)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는 탐험 수준을 조절하는 것이 시스템을 원하는 균형 상태로 유도하는 ’균형 선택(equilibrium selection)’의 메커니즘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증명한 것이다.10
이 연구는 AI 시스템, 특히 다수의 자율적 에이전트가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의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그들의 창발적 행동(emergent behavior)을 예측하고 제어하기 위해 물리학, 경제학, 수학 등 다른 과학 분야의 이론적 도구를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이는 AI 안전 및 정렬(alignment)과 같은 미래 연구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아래 표는 AAAI-21에서 주목받은 주요 논문들의 핵심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 수상 부문 | 논문 제목 | 저자/소속 | 해결 과제 | 핵심 방법론 | 주요 영향 |
|---|---|---|---|---|---|
| 최우수 논문 | Informer: Beyond Efficient Transformer for Long Sequence Time-Series Forecasting | Haoyi Zhou et al. (Beihang Univ., UC Berkeley, Rutgers Univ.) | 장기 시계열 예측에서 Transformer의 $O(L^2)$ 복잡도 문제 | ProbSparse Self-attention, Self-attention Distilling, Generative Decoder | 계산 효율성을 $O(L \log L)$로 개선하여 장기 예측의 실용성 확보 |
| 최우수 논문 | Exploration-Exploitation in Multi-Agent Learning: Catastrophe Theory Meets Game Theory | Stefanos Leonardos, Georgios Piliouras (Singapore Univ. of Technology and Design) | 다중 에이전트 학습에서 탐험-활용 트레이드오프의 효과 분석 | 재앙 이론(Catastrophe Theory)을 적용하여 탐험 파라미터 변화에 따른 시스템의 상전이(phase transition) 모델링 |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의 균형 선택 메커니즘에 대한 이론적 기반 제공 |
| 우수 논문 | Self-Attention Attribution: Interpreting Information Interactions Inside Transformer | Yaru Hao et al. (Beihang Univ., Microsoft Research) | Transformer 모델 내부의 정보 상호작용에 대한 해석 가능성 부족 | Self-attention Attribution 알고리즘을 통해 내부 의존성을 시각화하는 귀속 그래프(Attribution Graph) 구축 | 모델의 의사결정 과정을 더 깊이 이해하고, 중요 어텐션 헤드 식별 및 적대적 공격 패턴 발견에 활용 11 |
| 우수 논문 | Learning from eXtreme Bandit Feedback | Romain Lopez, Inderjit S. Dhillon, Michael Jordan (UC Berkeley, UT Austin) | 추천 시스템과 같이 극도로 큰 행동 공간을 가진 환경에서의 강화학습 문제 | 조건부 기댓값에 선택적 중요도 샘플링(selective Importance Sampling)을 적용한 POXM 알고리즘 | 대규모 행동 공간에서 기존 방법보다 체계적이고 월등한 성능 향상 달성 11 |
| AI 사회적 영향 최우수 논문 | Mitigating Political Bias in Language Models through Reinforced Calibration | Ruibo Liu et al. (Dartmouth College) | 언어 모델에 내재된 정치적 편향성 문제 | 강화학습을 이용한 보정(Reinforced Calibration)을 통해 특정 집단에 대한 편향된 텍스트 생성을 완화 | 보다 공정하고 중립적인 언어 모델 개발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 제시 11 |
2.3 생성형 AI와 AI 윤리의 부상
2021년 초는 기술적 발전과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동시에 부상한 시기였다. 특히 생성형 AI의 급격한 발전은 AI 윤리 문제의 시급성을 전면에 부각시켰다.
“모든 것의 생성(Generative Everything)”
‘AI Index 2021’ 보고서는 이 시기의 가장 중요한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모든 것의 생성’을 꼽았다. 이는 AI 시스템이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를 인간이 합성 여부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생성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4 이 현상은 이후 AI 분야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게 될 생성형 AI의 대중화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AI 윤리 문제의 병행적 부상
생성형 AI의 능력이 확장됨에 따라, 이를 둘러싼 윤리적 담론의 중요성 또한 커졌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사회적, 윤리적 규범이 따라가지 못하는 ’거버넌스 갭(governance gap)’이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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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크와 합의의 부재: 당시 AI 윤리 분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측정하거나 평가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벤치마크가 부족하고, 기술 발전과 사회적 논의 간의 관계를 평가할 합의가 부재하다“는 점이었다.4 이는 윤리 원칙을 실제 기술 개발에 적용하는 데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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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윤리 쟁점: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언론 보도는 AI 윤리 가이드라인, 안면 인식 기술의 오용, 알고리즘 편향성 등에 집중되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AI 백서 발표나 구글의 윤리 연구원 팀닛 게브루 해고 사건 등은 이러한 문제를 사회적 관심의 중심으로 이끌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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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의 격차: 또한 학계 연구자와 시민 사회는 산업계 조직보다 AI 윤리를 더 중요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나, 우선순위에 대한 잠재적인 갈등이 존재함을 시사했다.4
이처럼 생성형 AI의 폭발적인 잠재력과 AI 윤리 거버넌스의 부재가 동시에 부상한 것은, 기술의 힘과 이를 통제할 지혜 사이의 위험한 비대칭을 드러냈다. 2021년 초의 이러한 동향은 이후 수년간 이어질 딥페이크, 허위 정보, 지적 재산권과 관련된 주요 사회적 논쟁의 서막이었으며, AI 분야의 도전 과제가 순수 기술적인 것을 넘어 사회-기술적(socio-technical)인 것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3. 로봇 공학 연구 동향
2021년 로봇 공학 분야는 AI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지능화, 자율화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산업 현장에서부터 서비스, 극한 환경 탐사에 이르기까지 로봇의 역할과 능력이 재정의되고 있었으며, 특히 팬데믹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3.1 2021년 로봇 산업 5대 트렌드
2021년 2월 17일, 국제로봇연맹(IFR)은 그해 로봇 산업을 주도할 5가지 핵심 트렌드를 발표했다.3 이 트렌드들은 AI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로봇의 물리적 능력을 확장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아래 표는 IFR이 선정한 5대 트렌드의 상세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 트렌드 명칭 | 핵심 개념 | 주요 구현 기술 | 핵심 동인 | 적용 사례 |
|---|---|---|---|---|
| 1.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로봇 (Robots Learn New Tricks) | AI 소프트웨어와 비전, 센서 시스템을 결합하여 과거에는 인간만 가능했던 복잡한 작업을 로봇이 수행 | 인공지능,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3D 센서 | 노동 집약적이고 비정형적인 작업의 자동화 수요 증가 | 무작위로 쌓인 부품을 집는 ‘빈 피킹(Bin Picking)’ 작업 |
| 2. 스마트 공장에서 일하는 로봇 (Robots Work in Smart Factories) | 전통적인 선형 조립 라인에서 벗어나, 산업용 로봇과 자율이동로봇(AMR)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는 유연 생산 체제 | 자율이동로봇(AMR),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5G, 인간-로봇 협업(HRC) | 다품종 소량 생산, 개인 맞춤형 제품에 대한 시장 요구 | AMR이 차체를 자율적으로 운반하고, 각기 다른 사양의 차량을 동일 라인에서 조립 |
| 3.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로봇 (Robots Enter New Markets) | 연결성 및 프로그래밍 용이성 향상으로 자동화 도입이 더뎠던 새로운 제조 분야로 로봇 도입 확대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용이 쉬운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 비제조업 분야의 생산성 향상 및 인력난 해소 필요성 | 식음료, 섬유, 목재, 플라스틱 산업에서의 공정 자동화 |
| 4.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로봇 (Robots Reduce Carbon Footprint) | 최신 로봇 기술을 통해 생산 공정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자원 낭비를 줄여 지속가능성에 기여 | 고효율 모터 및 제어 기술, 정밀 공정 제어 | ESG 경영 강화, 에너지 비용 절감, 환경 규제 대응 | 정밀 작업으로 불량품 감소, 태양광 패널 등 신재생에너지 부품 생산 자동화 |
| 5. 공급망 확보를 돕는 로봇 (Robots Help to Secure Supply Chains) | 팬데믹으로 드러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에 대응하여, 자동화를 통해 고임금 국가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 및 리쇼어링(reshoring) 촉진 | 로봇 자동화, 스마트 팩토리 | 공급망 안정성 확보,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 | 선진국 내에서의 생산성 향상을 통한 제조업 부활 |
이 5가지 트렌드는 개별적인 현상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AI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배운’ 로봇은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 요소가 되며, 이는 로봇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고 ’공급망을 확보’하는 기반이 된다. 동시에 이 모든 과정은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추진된다. 결국, 2021년 로봇 산업의 핵심은 AI를 통한 ’지능화’가 로봇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산업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었음을 알 수 있다.
3.2 핵심 응용 분야별 기술 발전
2021년 로봇 기술의 발전은 특정 응용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인간과의 상호작용, 자율적인 이동, 그리고 정교한 조작 능력은 AI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한 단계 도약했다. 이러한 발전의 기저에는 로봇 산업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정의(Software-Defined)’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근본적인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로봇의 가치와 경쟁력이 기계적 성능뿐만 아니라, 그것을 구동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에 의해 결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3.2.1 인간-로봇 협업(HRC) 및 서비스 로봇
COVID-19 팬데믹은 서비스 로봇 시장의 성장을 폭발적으로 가속화했다.1 비대면 배송, 방역 소독, 돌봄 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급증하면서, 특히 의료 시스템의 과부하를 덜고 노인과 같은 고립된 인구를 지원하기 위한 로봇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1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여, HRC 기술 연구는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을 더욱 직관적이고 안전하게 만드는 데 집중되었다. 예를 들어, 신경 재활 치료를 돕는 소셜 로봇 플랫폼은 사용자의 성격이나 과제 수행 능력에 따라 상호작용 방식(거리, 속도, 음성 내용 등)을 조절하는 적응형 행동 기능을 선보였다.15 HRC 연구의 핵심 과제는 로봇이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을 통해 인간의 의도와 상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예측하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었다.16
3.2.2 자율이동로봇(AMR)과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팩토리 비전의 핵심 구성 요소인 자율이동로봇(AMR)은 이 시기에 기술적 성숙도를 높이며 현장 도입이 본격화되었다. AMR과 전통적인 무인운반차(AGV)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율성’에 있다. AGV가 바닥의 자기 테이프나 정해진 경로를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반면, AMR은 LiDAR,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와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과 같은 AI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주변 환경의 지도를 실시간으로 생성하고, 장애물을 능동적으로 회피하며 동적으로 최적 경로를 계획한다.17
이러한 유연성은 IFR이 제시한 스마트 팩토리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필수적이다.3 AMR은 고정된 인프라를 해체하는 대신 소프트웨어 재프로그래밍만으로 생산 라인을 재구성할 수 있게 하여, 현대 산업의 특징인 다품종 소량 생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동적인 물류 흐름을 가능하게 한다.
3.2.3 AI 기반 인식 및 조작 기술: 빈 피킹 사례
‘빈 피킹(Bin Picking)’, 즉 통 안에 무작위로 쌓여 있는 부품을 로봇이 정확히 집어내는 작업은 오랫동안 로봇 공학의 난제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19 기존의 머신 비전 기술은 부품들이 서로 겹쳐 있거나, 금속 부품처럼 빛을 반사하는 경우, 또는 조명 조건이 일정하지 않을 때 인식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20
이 문제에 대한 돌파구는 딥러닝 기반의 컴퓨터 비전 기술을 적용하면서 마련되었다. 대규모 이미지 데이터셋으로 신경망을 학습시킴으로써, 로봇은 복잡하고 시각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개별 부품을 식별하고 최적의 파지 지점을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20 이는 IFR이 제시한 ’로봇이 새로운 기술을 배운다’는 트렌드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더 나아가, 빈 피킹 작업의 처리량을 높이기 위해 여러 대의 로봇을 동시에 활용하는 연구도 진행되었다. 이 경우, 로봇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작업 공간을 나누는 ‘간섭 영역(interference zone)’ 설정이 필요했는데, 이는 한 로봇이 작업하는 동안 다른 로봇이 대기해야 하므로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충돌 없는 동작 경로를 생성하는 지능형 컨트롤러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 기술을 적용한 2-로봇 시스템은 보수적인 영역 기반 접근 방식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보였으며, 단일 로봇 대비 최대 74%의 성능 향상을 달성했다.19
3.3 극한 환경 탐사를 위한 로봇 공학
로봇 공학의 발전은 지구를 넘어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 탐사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러한 연구는 단순히 우주 탐사를 위한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지구상의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는 범용 자율성 기술의 시험장 역할을 한다.
TRUSSES 프로젝트와 협력적 이종 시스템
펜실베이니아 대학 등이 주도하는 TRUSSES(TRUSS-based Robotic System for Exploration and Survivability) 프로젝트는 달과 화성의 지형을 모사한 지구의 사막에서 로봇 시스템을 테스트하며 극한 환경 탐사 기술의 최전선을 보여준다.21
이 프로젝트의 핵심 혁신은 **‘이종 로봇 시스템(heterogeneous robot system)’**의 협력에 있다. 민첩하지만 쉽게 넘어질 수 있는 4족 보행 로봇과, 안정적이지만 무른 땅에서는 접지력이 약한 바퀴형 로버를 물리적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성했다. 이들은 각자의 강점을 활용하고 약점을 보완함으로써, 단일 로봇으로는 통과할 수 없는 험난한 지형을 함께 극복했다.21 이는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에이전트들이 협력하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이종 팀 구성(heterogeneous teaming)’이라는 범용적 원리의 실증이다.
새로운 감지 패러다임: 실패로부터의 학습
TRUSSES 프로젝트의 또 다른 중요한 과학적 진보는 지형 감지 방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다. 기존에는 로봇이 미끄러지거나 비틀거리는 것을 ’노이즈’나 ’실패’로 간주하여 제거하려 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이러한 ’실수’를 오히려 지형에 대한 귀중한 데이터로 활용한다. 센서는 로봇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힘과 저항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여 위험 지역을 표시하는 지도를 생성한다. 즉, 로봇은 환경을 통과하는 행위 그 자체를 통해 환경에 대해 학습하는 것이다.21
이처럼 화성과 같은 극한 환경을 위한 로봇 연구는 미지의 비정형 환경에서의 자율성, 이종 에이전트 간의 강건한 협력, 희소하고 예측 불가능한 데이터로부터의 학습 등 로봇 공학의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강제한다. 여기서 개척된 기술들은 재난 구조, 자율 광업, 심해 탐사와 같이 조건이 예측 불가능한 지구의 여러 응용 분야에도 직접적으로 이전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4. 결론
2021년 2월은 인공지능과 로봇 공학 분야가 ’융합’이라는 강력한 주제 아래 새로운 시대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시점이었다. AAAI-21에서 발표된 AI의 이론적, 알고리즘적 진보는 더 이상 학문적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IFR이 제시한 로봇 산업의 실제적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 즉 ‘두뇌’ 역할을 했다. Transformer 모델의 효율성 개선,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컴퓨터 비전의 발전은 로봇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스마트 팩토리’를 자율적으로 누비며, ’빈 피킹’과 같은 복잡한 조작 과제를 해결할 수 있게 만든 근간이었다.
본 보고서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2021년 초에 관찰된 주요 동향들은 향후 수년간의 연구 및 산업 지형을 정의하는 청사진이 되었다. 생성형 AI의 부상과 그에 따른 윤리적 도전 과제의 심화, 로봇 공학의 ’소프트웨어 정의’로의 전환, 그리고 비정형 환경에서의 강건한 자율성을 향한 끊임없는 탐구는 지능형 시스템의 다음 혁신 단계를 예고하고 있다. 결국 2021년 2월은 AI와 로봇이 각자의 경로를 달리던 시대가 끝나고, 지능과 물리적 실행 능력이 결합하여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린 분기점이라 할 수 있다.
5.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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